"직원이 사색이 돼서 왔습니다"…퇴사한 팀원 만행에 '부글부글' [김대영의 노무스쿨]

입력 2024-04-29 08:25   수정 2024-04-29 08:31

"1년 정도 일한 팀원이 최근 퇴사했습니다. 그런데 업무 인수인계를 받은 직원이 사색이 되어서 뛰어왔습니다. 인수인계를 하기로 한 폴더는 자료가 삭제돼 텅 비어 있고 홈페이지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확인 결과 퇴사한 팀원의 아이디로 삭제했다는 로그 기록이 나왔습니다. 만행을 저지르고 퇴사한 팀원에게 어떻게 조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까요."

명함정보 앱 '리멤버' 커뮤니티 페이지에는 최근 '퇴사한 팀원의 만행,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화제가 됐다. 이 게시글은 26일 오후 현재 조회수가 2만3000회를 넘어섰다.
퇴사 전 자료 삭제에 직장인들 '부글부글'
한 회사 팀장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올린 사연은 이렇다. 평소 태도가 불성실하고 다른 팀원들과 협업도 잘 하지 못했던 직원이 퇴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다른 팀원들이 협조를 해주지 않아 일이 이렇게 된 것 같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작성자는 "떠나는 마당이니 당신 말이 맞다며 잘 다독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직원이 퇴사한 날 일이 터졌다. 인수인계를 받은 직원이 업무 관련 파일이 모두 삭제됐다고 한 것. 로그 기록을 본 결과 퇴사한 직원의 아이디로 업무 파일이 삭제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작성자는 "다행히 밤늦게까지 작업을 한 끝에 잘 수습했다"며 "이 일을 알게 된 다른 팀원들은 크게 상처를 받았고 퇴사한 팀원에게 엄정한 조치를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작은 회사여서 자칫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원들에게 악영향이 가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칠까 고민이 된다"며 "한편으로는 아무 조치도 없을 경우 남은 팀원들의 사기가 꺾일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이 사연을 본 직장인들은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 직장인은 댓글을 통해 "일단 손해배상 청구 예정이란 내용증명을 보내고, 그래도 옛정이 있으니 회사 와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면 소송은 안 건다는 정도로 이야기해 팀원들에게 알려주면 어떨까 싶다"는 의견을 냈다. 이 댓글은 108개의 '좋아요'를 얻었다.
업무 자료는 회사 몫…法 '업무방해죄'로 처벌
법원은 사연 속 퇴사한 직원의 행위를 '업무방해죄'로 판단하고 있다. 대법원은 2022년 1월 대표에게 불만을 품고 퇴사하기 전 노트북을 포맷한 다음 인수인계 없이 그만둔 직원들에게 업무방해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들은 매달 업무 자료를 백업하라는 회사 방침도 지키지 않았다.

이 회사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업무 현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대법원은 당시 "이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회사의 경영업무가 방해됐거나 방해될 위험이 발생했다고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지난 1월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에 대해 벌금 500만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었다. 서울동부지법은 퇴사 전 업무용 파일 4200여개를 삭제한 전직 인터넷 쇼핑몰 직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직원은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와 정산 협의가 되지 않아 파일을 구글 계정 휴지통에 옮긴 것이고 구글 계정 휴지통에 있는 파일은 언제든 복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 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작업한 문서나 데이터는 '업무상 저작물'로 분류된다. 업무상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별도 규정이 없는 한 회사가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업무상 저작물을 임의로 삭제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직 의사를 밝힌 직원이 업무 자료를 삭제하지 못하도록 전산상 일부 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사직 의사를 밝혔을 때 인수인계 때문에 접근 권한을 살려두는데 자료 삭제와 같은 일부 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퇴사 후 컴퓨터나 업무용 노트북을 곧바로 포맷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그러면 포렌식을 돌려도 복구가 안 될 수도 있어서 일정 기간 보유할 필요가 있고 의심 가는 정황이 있을 경우 포렌식을 통해 퇴사 직전 무엇을 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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